교황의 보복, 청년과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게 되는가?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 National Catholic Register 캡처 이미지 출처 : 문화일보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 성향의 성직자들에게 강력한 징계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와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이 각각 파문과 주택 및 급여 지원 중단이라는 중대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교황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해석될 수 있어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강한 비판을 계속해온 비가노 대주교에게 2023년 11월 5일,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파문을 선고했습니다.  비가노 대주교는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성사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이는 가톨릭교회 내에서 가장 중대한 처벌입니다. 교황청은 그가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며 교황의 권위에 도전해왔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일것입니다.

 비가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소수자 포용 정책과 진보적 개혁을 '거짓 선지자'라고 비난하며, 교황을 '사탄의 하인'이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비가노 주교의 이러한 비판은 가톨릭의 보수적 전통을 지키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교황청은 이를 교회 분열 행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레이몬드 버크 추기경에게는 주택 제공 및 급여 지원을 중단하는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버크 추기경은 성소수자와 이혼 문제 등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 접근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해왔고, 교황에게 '두비아(dubia)'라는 공식적인 질문을 던져 교리의 방향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교황청은 버크 추기경이 교회의 통합을 방해하고 분열을 조장한다고 판단하여서 이러한 강경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버크 추기경은 바티칸 주택과 경제적 지원을 잃게 됨으로써, 이같은 결정은 그에게 상당한 물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교황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가 문제시되는데, 그 이유는 그의 행동이 단순히 자신에게 반대하는 의견을 묵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보복적인 처벌을 가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과 아이들은 보통 지도자의 행동을 통해 리더십의 본질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교황이 자신의 정책을 비판하는 성직자들을 단호하게 처벌하는 모습은 청년과 아이들에게 지도자의 권위란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것으로 인식되게할 위험이 큽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청년과 아이들에게 비판적 사고보다는 순응을 요구하게 되며,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는 것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종교 지도자는 포용과 사랑을 통해 공동체를 이끌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수적 성직자들의 의견을 억누르고 강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가톨릭 교회이 평소에 강조하는 포용적 가치와 상반되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청년과 아이들이 교황의 이러한 모습을 통해 권위에 대한 맹목적 복종을 배우게 될 경우,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리더십의 의미를 오해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이러한 우려는 건강한 사회적 상호작용과 비판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