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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추기경의 충격적인 성범죄 고백 : 교회의 도덕성, 더는 면죄부일 수 없다

by 가을 카푸치노 2025. 8. 14.

무릎 꿇은 프랑스 주교들…미성년자 성학대 참회 (CG)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TV 제공]

 

 

 

   최근 프랑스 가톨릭 교회에서 발생한 사건은 가톨릭 성직자의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종교 조직 전체의 윤리적 기반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습니다. 프랑스 가톨릭의 최고위 성직자 중 한 명인 장 피에르 리카르(Jean-Pierre Ricard) 추기경이 35년 전 14세 소녀를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범죄가 수십 년 동안 은폐되었고,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책임 추궁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위 성직자의 ‘자백’이 오히려 법의 시효를 방패로 한 기만적인 고해성사로 전락한 셈입니다.


리카르 추기경은 누구인가?

  장 피에르 리카르 추기경은 단순한 지역 주교가 아닙니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보르도 대교구의 대주교를 역임했고, 2006년 추기경으로 서임된 후에는 2013년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에도 참여한 바 있습니다. 프랑스 가톨릭 내에서 그야말로 ‘정점’에 있었던 인물입니다.

  그런 지위를 가진 그가 2022년, 프랑스 주교회의 회의에서 “35년 전, 당시 14세였던 소녀에게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며,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안겨준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해당 성명은 언뜻 ‘자발적인 사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의 대응이라는 점에서 순수성에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법은 그의 죄를 심판할 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프랑스 사법당국은 사건 발생 시점이 35년 전이라는 점을 들어,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형사 수사를 2023년 초에 종결했습니다.
  결국 그는 어떤 형사적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 이런 범죄는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는가?”
“법은 정말 정의를 실현하고 있는가?”
“교회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교회의 대응: ‘반성’인가, ‘관리’인가

  사건 직후, 바티칸은 리카르 추기경에게 공적 직무 수행을 중단시키는 조치를 취했고, 교회법에 따라 **예비 조사(조사 프라에비아)**를 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 조치의 수준은 매우 미온적이었습니다.
  그는 단 5년간 사목 활동을 제한당했을 뿐, 추기경의 직책과 특권은 유지된 채로 현재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대응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해온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취약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말로는 반성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득권 보호와 조직의 이미지 관리에 더 집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성직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리카르 추기경의 사례는 단일한 사건이 아닙니다. 프랑스 주교회의는 이번 고백 이후, 전·현직 주교 11명이 과거 성범죄 혐의로 조사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게다가 2021년에 발표된 **프랑스 가톨릭 성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의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약 216,000건의 아동 대상 성범죄가 성직자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그동안 해왔던 조직적인 은폐와 구조적인 실패의 결과입니다. 종교라는 이름 아래 ‘도덕적 면죄부’를 받으며 고위 성직자들이 벌인 성범죄가, 수십 년간 제대로 된 감시 없이 방조되었던 것입니다.


법의 한계, 그리고 사회적 책임

  가장 큰 문제는 법적 시효입니다. 아동 성학대라는 중대한 범죄가,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정의 실현의 실패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인권 단체들과 시민 사회는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또는 연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야 트라우마를 인식하고 고백하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의 시효 규정은 피해자 보호가 아닌 가해자 보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교회와 사회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이 사건은 단지 종교의 위신이 흔들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사회 전체가 도덕성과 정의를 어떻게 바라보고 실현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안입니다.
  더 이상 "높은 지위에 있었으니 자숙 정도면 됐다"는 식의 접근은 용납되어서는 안 될것입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법적 제도 개선: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전면 재검토.
  2. 교회의 구조적 개혁: 은폐 방지, 외부 감시 체계 도입.
  3. 피해자 중심의 회복: 사과 이상의 실질적 보상과 치유 시스템 마련.
  4. 사회적 감시: 고위 성직자와 같은 권력자도 예외 없는 법 적용.

  리카르 추기경의 ‘고백’은 어쩌면 이제 시작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사실은 우리가 모르는 범죄와 피해자가 더 많을 지도 모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